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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총리 선출 때까지 직 유지
“납북자 미해결·개헌실패 통한”
일본 우경화·군사대국화 기조에
누가되든 관계 개선은 요원 전망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건강 문제로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그는 임기 중 개헌을 하지 못한 것 등을 두고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이라고 표현했다.도쿄=AP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건강 문제로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그는 임기 중 개헌을 하지 못한 것 등을 두고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이라고 표현했다.도쿄=AP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기자회견에서 지병으로 인한 총리직 사퇴 의사를 정식으로 표명했다.파워볼실시간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5시쯤 코로나19 대응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질병과 치료로 체력이 완전하지 못한 고통 속에서 중대한 정치적 판단을 잘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국민 여러분의 여망에 자신 있게 응할 수 없는 상태가 된 이상 총리 지위에 계속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총리직을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건강 상태에 대해 “지난 6월 건강검진에서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재발 징후가 보인다는 지적에 따라 약을 복용하며 최선을 다했는데 지난달 중순부터 몸 상태에 이상이 생겨 체력을 상당히 소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현재 신약을 투여받아 지난 24일 재검사에서 약의 효과가 확인됐으나 지속적인 처방이 필요해 예단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월 도쿄의 게이오대병원에서 건강검진 후 2개월 만인 지난 17일 이 병원에서 재검진을 받고 지난 24일엔 추가 검진을 받아 17세부터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베 총리는 차기 총리 선출 시까지는 총리직을 유지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차기 총리가 임명될 때까지 최후까지 확실히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자민당은 차기 총리를 의미하는 신임 총재 선출 작업에 착수했다. 아베 총리 후임으로는 반(反)아베 성향의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과 현 정권의 핵심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아베 총리가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 등이 거론되고 있다. 차기 총리의 임기는 아베 총리의 당 총재 임기인 내년 9월까지다.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일본 헌정사상 최장수 총리로서 여러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고, 특히 오랫동안 한·일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해 온 아베 총리의 급작스러운 사임 발표를 아쉽게 생각한다”며 “아베 총리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EPA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EPA연합뉴스

◆한·일 관계 정치적 이용 최악… 잇단 실정·지병에 결국 굴복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지병 문제로 7년8개월 만에 사임 의사를 전격 발표하자 일본 내외가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24일 추가 검진 후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는데 측근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아베 총리는 회견에서 임기 중 △납북자 문제 미해결 △러·일평화조약 체결 불발 △개헌 실패를 예로 들면서 “통한의 극치”,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미국 CNN, 영국 BBC 등 외신들도 아베 총리의 기자회견을 동시통역으로 전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2차 집권 후 한국과 북한 때리기로 보수층을 결집하며 지지율 고공행진을 만끽했으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응 실패 등 각종 실정이 연속되면서 추락하는 상황이었다. 경제 측면에서도 전반적인 유동성 확대를 통해 경기를 회복한다는 아베노믹스를 시도했지만, 최근 경제 성장률은 전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딛고 재기한 일본의 이미지와 아베노믹스 성과를 적극 선전하는 장으로 삼으려 했던 2020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이 코로나19로 1년 연기되면서 아베 총리의 정국 구상은 결정적 타격을 받았다.파워볼게임

28일 아베 신조 총리의 전격 사퇴 소식이 실린 호외를 앞다퉈 받고 있다. 최근 ‘건강 이상설’이 잇따랐던 아베 총리는 이날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재발 징후를 보여 국정 공백이 우려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도쿄=AFP연합뉴스
28일 아베 신조 총리의 전격 사퇴 소식이 실린 호외를 앞다퉈 받고 있다. 최근 ‘건강 이상설’이 잇따랐던 아베 총리는 이날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재발 징후를 보여 국정 공백이 우려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도쿄=AFP연합뉴스

태평양전쟁 A급 전범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외손자인 아베 총리는 한국과는 줄곧 악연이었다. 2013년 12월에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자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고, 2014년에는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강제성을 인정했던 고노 담화를 검증하는 작업으로 양국 관계에 풍파를 가져왔다. 또 2015년 7월 강제동원 시설이 포함된 일본산업유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 2018년 12월 일본 초계기의 광개토대왕함 근접정찰비행 사건, 지난해 7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등 첨예한 대립과 갈등이 계속됐다. 일본의 차기 총리 정권 출범 시 꽉 막힌 한·일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 등의 문제가 자민당 지지층에게 민감한 이슈라 차기 총리가 움직일 수 있는 정치적 공간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에서는 포스트 아베와 관련해 ‘아베 다음은 아베’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일본 전체의 우경화와 군사대국화라는 도도한 흐름 속에서 어떤 인물이 차기 총리가 되더라도 아베 정권이 추진해온 보통국가화, 역사수정주의 궤도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박현준 기자 ck@segye.com

“궤양성 대장염 재발해 총리 사임”
후임 스가-기시다-이시바 등 거론
靑 “새 총리와도 우호 증진 협력”

물러나는 아베… 한일관계 바뀔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이달 초 재발했다”며 전격 사임 의사를 발표하고 있다. 그는 러시아와의 평화조약과 헌법 개정을 이루지 못하고 떠나는 것을 언급하며 “장이 끊어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도쿄=AP 뉴시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2012년 12월 26일 두 번째로 총리직을 맡은 지 2802일 만이다. 아베 총리의 퇴진이 한일관계 변화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5시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를 내는 것”이라며 “정치적 판단을 잘못하고, 결과를 내지 못하면 안 된다. 총리직을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임 이유로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이달 초 재발했다”면서 24일 병원 검진 때 사임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재집권한 후 7년 8개월 동안 연속 재임하며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웠지만 건강 문제의 벽을 넘지 못했다. 1차 집권기였던 2007년 9월에도 궤양성 대장염 악화를 이유로 전격 사임했다.

아베 총리는 재집권 후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 과거사 사과의 모범으로 불리는 무라야마 담화 등을 고치겠다며 역사 수정주의적 모습을 보였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아베 총리가 물러나면서 한일관계 개선의 모멘텀이 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후임 총리 후보로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무조사(정조)회장,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아베 총리의 급작스러운 사임 발표를 아쉽게 생각한다”며 “정부는 새로 선출될 일본 총리 및 새 내각과도 한일 간 우호 협력관계 증진을 위해 계속해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박효목 기자

[앵커]

글로벌 브리핑 순서입니다.파워볼실시간

오늘 국제뉴스 중에 가장 큰 뉴스는 아베 일본 총리의 전격 사임 발표 소식인데요, 재임한 지 7년 8개월 만에 또 다시 건강 문제로 사임하게 됐습니다.

차기 총리 선거도 관심인데요, 자세한 소식은 도쿄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황현택 특파원! 사임 발표가 전격적으로 이뤄졌는데 지병이 많이 악화됐나봐요?

[기자]

네, 이달 초순에 지병이 ‘궤양성 대장염’이 재발했고, 신약을 쓴다고 해서 증세가 나아질 보장도 없다며 사퇴 배경을 밝혔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아베 신조/일본 총리 : “(건강 악화로) 총리대신 지위를 더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총리직을 사임하겠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달 들어 두 차례나 예정에 없던 병원 진료를 받으면서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습니다.

조기 사임설이 나돌자 내년 9월까지인 임기를 마치겠다며 정면 돌파하는 듯했지만, 결국, 무릎을 꿇었습니다.

아베 총리는 1차 집권기이던 2007년에도 같은 병을 이유로 불과 1년여 만에 중도 사퇴한 바 있는데요.

2천799일 연속 재임해 일본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운 지 나흘 만에 또 불명예 퇴진하게 됐습니다.

[앵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재집권 이후 거의 8년 간 독주 체제를 유지했는데 막상 성과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도 아쉬운 게 많겠어요?

[기자]

네, 오늘 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스스로 “원통하다”, “장이 끊어지는 심정이다”,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

북한 납치 피해자 문제, 특히 헌법 개정 등 자신의 정치적 목표가 불발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한 건데요.

이 부분도 들어보시겠습니다.

[아베 신조/일본 총리 : “헌법 개정을 목표로 하는 와중에 총리직을 그만두게 돼 ‘단장'(장이 끊어지는)의 심정입니다.”]

아베 총리는 재임 기간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평화헌법 개정 등 우경화 정책을 추진하며 주변국과 갈등을 빚었습니다.

또 강제징용과 수출 규제 문제 등에 강경 대응하며 한일 관계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코로나19 부실 대응 책임론으로 지지율이 두박질쳤고 최대 성과인 도쿄올림픽의 내년 개최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앵커]

자, 이제 관심은 그럼 누가 차기 총리가 될 거냐 하는 건데요, 앞으로 일정이 어떻게 되고 누가 유력한가요?

[기자]

네, 일단 아베 총리는 새로운 총리가 선출될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하겠다고 했습니다.

차기 총리가 될 집권 자민당의 총재 선거, 늦어도 2주 안에는 마무리될 걸로 보이는데요.

현재로선 자민당의 이시바 전 간사장과 기시다 정조회장, 내각 관료인 스가 관방장관이 ‘3파전’을 벌일 걸로 예상됩니다.

세 사람 모두 장단점이 뚜렷해서 결과를 점치기는 쉽지 않은 데요.

이시바 전 간사장은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려왔지만, 아베 총리의 반대편에 선, 이른바 ‘정적’으로 당내 기반이 취약합니다.

반대로 아베 총리가 점찍은 걸로 알려진 기시다 정조회장은 여론조사 때마다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데요.

그래서 최근엔 대안으로 2차 집권기 내내 ‘아베의 입’ 역할을 해 온 스가 관방장관이 급부상하는 형국입니다.

[앵커]

아베 총리 재임 기간 한일 관계는 매끄럽지 못 했는데, 총리가 바뀌면 좀 개선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기자]

네, 우경화의 길을 걸어온 아베 총리가 퇴장하게 됐습니다만, 그렇다고 한일관계가 반전을 맞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입니다.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대부분 ‘강경파’로 분류되기 때문인데요.

그나마 이시바 전 간사장이 역사 문제나 한일 관계에 전향적인데, 자민당은 당원을 빼고 의원들만 투표에 참여시키는 식으로 그를 배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내각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만큼 이번에도 한일 갈등을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베 총리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당내 주요 파벌들은 긴급 회동을 갖고, 차기 권력구도를 논의 중인 걸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아베 총리 사임에 아쉬움을 표하고, 양국 우호 관계 증진을 위해 새 총리와 계속 협력하겠다, 이런 입장을 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김형균/그래픽:강민수

황현택 기자 (news1@kbs.co.kr)

[아베 사의] 총리감 조사 1위 이시바도 거론.. 집권 자민당 “신속하게 뽑을것”

스가 관방장관, 이시바 前간사장, 기시다 정조회장
스가 관방장관, 이시바 前간사장, 기시다 정조회장

일본 집권 여당 자민당은 28일 아베 신조 총리 사임 소식 이후 “신속히 새 총재를 뽑겠다”고 밝혔다. 9월 중 새 내각이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의 총리는 여당 총재가 맡는 게 관례다. 자민당이 형식을 간소화해 당 대회 대신 의원 총회 형태로 선거를 치를 것으로 일본 언론들은 보고 있다. 이 경우 차기 총리는 당내 파벌 간 합종연횡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더 커진다.

차기 총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최근 급부상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 관방장관이다. 관방장관은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는 자리다. 스가는 당내에 파벌이 없지만, 위기관리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는 점 때문에 향후 정국을 수습할 적격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27일엔 주간지 슈칸분슌이 “아베 총리가 스가를 유력 후계자로 여긴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가 속한 자민당 내 최대 파벌 호소다파(97명)가 그를 지지한다면 무파벌 약점을 지울 수 있다. 최근 스가는 당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니카이파(47명) 수장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도 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니카이는 28일 스가에 대해 “총리로 지명되면 충분히 (책임을) 맡을 수 있는 인재”라고 했다.

아베의 ‘정적’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자민당 전 간사장도 후보군이다. 차기 총리 선호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린다. 그러나 자신의 파벌 의원이 19명에 그치는 등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 총재 선출 과정에는 인기도가 직접 반영되지 않는 데다 아베가 “무슨 일이 있어도 이시바는 안 된다”고 할 만큼 반대하고 있는 것이 약점이다. 만약 지방 당원까지 참여하는 당 대회 형태로 총재 선거가 치러지면, 당원 지지도가 높은 이시바도 해볼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시바는 28일”당원 권리를 존중하는 게 필요하다”며 당원 투표를 주장했다.

기시다파(47명)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은 얼마 전까지 아베가 직접 후계자로 밀었던 인물이지만, 대중 지지율이 한 자릿수대에서 지지부진하다. 이 외에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 등 현직 각료의 이름도 언급된다.

‘법과 질서’ 외치지만 경찰 총격엔 눈감아..”바이든·해리스와는 긴 얘기 나눠”

백악관에서 수락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200828) -- 2020.8.28 (Xinhua/Liu Jie)
백악관에서 수락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200828) — 2020.8.28 (Xinhua/Liu Jie)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린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백인 경찰의 총에 맞은 흑인 제이컵 블레이크 사건에 대한 ‘침묵’을 이어가는 가운데 블레이크의 아버지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는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반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가족들에게 적극 손길을 내밀고 이 문제에 대한 쟁점화에 나서는 등 양측이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제이컵의 아버지인 제이컵 블레이크 시니어는 28일(현지시간) CNN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족들에게 연락을 취해왔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진행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아들의 이름을 거론하는 것을 듣고 싶으냐고 묻자 “그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없다. 언급하고 나면 진심에서 우러나와서 하는 게 아니게 되기 때문”이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제이컵 블레이크 시니어는 바이든 후보와 카멀라 의원을 각각 ‘대통령’, ‘부통령’으로 칭하면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고 전했다.

그는 “그들은 매우 위로가 됐다. 상황이 실제 어떻게 전개됐는지에 대해 잊어버릴 정도였다”며 “그들은 40∼50분 가량 (대화를 하면서) 제이컵의 어머니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족과 이야기하는 것과 같았다”며 바이든 후보가 자신의 개인 가족사에 관해 이야기를 하며 자신이 겪고 있는 일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어 “그들은 어디에 가야 하는 것처럼 행동하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와 시간을 함께 보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레이크 사건을 계기로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경찰의 과잉총격에 항의하는 시위가 연일 격화하는 것과 관련, ‘법과 질서’를 회복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정작 시위 사태를 촉발한 경찰의 총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켜왔다.

블레이크라는 이름도 직접 올리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이던 전날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수락연설에서도 법과 질서의 리더임을 강조하면서도 블레이크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그는 연설에 앞서 초강력 허리케인 ‘로라’가 미 남부를 강타하면서 이를 점검하기 위해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찾은 자리에서도 관련 질문을 받자 시위 진압에만 초점을 둔 채 총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다만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백악관이 블레이크의 어머니 등 가족에게 연락을 취했다면서 “가족을 지원하겠다는 나의 바람뿐 아니라 대통령의 바람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전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언급에 이번 파문을 촉발한 총격에 대한 거론이 빠져있는 것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채택하고 있는 안전과 치안 문제에 대한 허점투성이의 접근법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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